법이 방향을 잃은 날, 우리는 유산을 잃었다 –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 반출 사건
고려 불상이 있었다. 서산 부석사에서 봉안된 금동관음보살좌상이다. 1330년, 32명의 시주가 참여해 만들어졌고, ‘고려국 서주 부석사’라는 명문이 남아 있다. 그러나 14세기 말, 왜구의 약탈로 불상은 사라졌고, 600년이 지나 일본 대마도 관음사에서 발견되었다.2012년, 한국인 절도범이 그 불상을 훔쳐 다시 한국에 반입했고, 정부는 압수 후 소유권을 두고 10년 넘게 재판을 이어갔다.그리고 2023년, 대한민국 대법원은 일본 관음사의 손을 들어주었다.판결의 근거는 일본법이었다. 그 불상이 ‘일본에서 20년간 평온히 점유되었으므로 시효취득이 완성되었다’는 논리였다. 우리 재산이 약탈당했을 때, 약탈자의 법으로 그 재산의 처분을 정해야 하는가? 불법행위의 결과를 적법한 점유로 인정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
202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