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디자인·예술이야기(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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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성공한 실패, USB가 남긴 디자인 교훈
회사 책상 밑에 쪼그려 앉아 손끝으로 본체 뒷면을 더듬는다. USB 메모리가 잘 들어가지 않아서 뒤집어 꽂아 보아도 여전히 안 된다. 원래 방향이 맞았던가 싶어 다시 시도해보니 이제야 맞는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차례, 방향을 알 수 없는 작은 포트 앞에서 멈춰 선다. 평균 3번의 시도 후에야 제대로 꽂는다는 ‘USB 역설’. 소소한 불편이지만 반복될 때 얼마나 큰 낭비가 될지를 생각해보자.하루 10억 건의 USB 연결 중 절반이 실패하고, 실패당 3초가 걸린다고 가정하면 4,170만 시간(약 4,760년)이 낭비된다. 직장인 평균 시급 2만원 기준 생산성 손실은 연간 약 0.8조 원. USB가 1998년부터 대중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으니 누적된 손실은 20조 원을 넘는다. USB 포트는 인류가 가장 오랫..
2025.05.10 -
디자인이 묻는다. 당신은 어떤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
모두의 질문Q: 모두를 위한 질문이 정책이 되는 곳‘모두의 질문Q’는 우리가 마주한 문제를 더 나은 질문으로 바꾸어 세상에 던지는 실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녹서' (Green Paper) 이니만큼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아직 활발하게 사용되는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라도 공감할 수 있는 한 줄의 질문들이 모여 사회 변화를 가져올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녹서는 정부가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기 위해 대중의 의견을 수렴하는 첫 단계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만드는 ‘질문으로 이루어진 문서’다. 정부는 녹서를 통해 국민에게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활용한다. 그 질문에 공감하는 시민, 전문가, 공무원, 국회의원, 대통령 ..
2025.04.13 -
폴리 베르제르의 바, 그 거울 저편에 근대회화가 있었다.
1839년 사진이 발명된 지 약 50년. 『폴리 베르제르의 바』가 그려진 1882년, 사진은 이미 널리 보급되어 있었다. 화가는 더 이상 현실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그리는 행위' 자체를 되묻는 존재가 되어야 했다. 현실을 재현한다는 행위에 대한 자기 성찰, 그리고 철학적 자기 해석이 회화 내부에서 본격화된 시점이었다. 이 그림은 거울로 나뉘어진 두 세계를 보여준다. 그림의 전경에는 바의 여성 종업원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으나 거울에 반사된 배경엔 그녀가 한 남성과 대화 중이다. 몸의 동작, 얼굴의 각도가 다르다. 반사의 위치도 맞지 않는다. 거울과 반사라는 고전적 장치를 활용하면서도, 그 법칙을 의도적으로 무시해 감상자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이것은 거울 안과 밖이 서로 다른 시간을 ..
2025.04.07 -
왜 우리는 정치적 입장을 바꾸지 않는가? - 필터버블을 탈출하기 위한 행동지침
왜 우리는 정치적 입장을 바꾸지 않는가?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알고 싶은 것만 알게 된다. SNS 알고리즘과 인간의 확증 편향이 결합하면서, 기존 신념을 강화하는 정보만 반복적으로 접하게 되어 다른 관점을 받아들이거나 고민할 기회가 차단된다. 결국 이는 자신만의 울타리 안에 갇히게 하고 변화나 대화를 어렵게 만든다.엘리 프레이저(Eli Pariser)는 그의 저서 '생각조종자들(The Filter Bubble)'에서 알고리즘이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호도를 예측하고 이에 맞는 콘텐츠만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사용자는 자신이 이미 동의하는 의견과 유사한 정보만 접하게 되며, 다른 관점은 배제된다. 보수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이 메세지를 접할 때 알고리즘은 보수적인 뉴스, 의견, 밈(me..
2024.12.14 -
한국 공공디자인의 사업과 행정, 달라질 수 있을까? - 윤성원
공공디자인사업 발주제도 개선을 위한 한일 도시디자인 전문가 좌담회. 2024.8.26.(월) 15:00~ . DMC첨단산업센터(SEDG)듣기에는 거창해보이지만 '더나은도시디자인포럼'의 도시디자인R&D위원회 내부 회의였습니다. 저는 해당 주제에 관심이 있었던만큼 이석현 회장님께 참관해도 되는가 여쭸다가 발표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생각해봤으면 하는 주제를 12개 뽑아보았고 그 중 3가지를 공유드렸었는데요,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에서 전체 12개의 내용을 정리해서 뉴스레터에 소개해주셨습니다. 사소한 문제의식이 공유될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내용을 여기에도 옮겨둡니다.토론자 : 윤성원 한국디자인진흥원 서비스디자인실 실장토론이라고 했지만 실은 일방적 발표였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
2024.09.12 -
창의적 관료주의 페스티벌 (창의 행정 페스티벌)
창의적 관료주의 페스티벌 The Creative Bureaucracy Festival 이것은 2018년 시작되어 매년 베를린에서 정부, 시민단체, 기업 변화관리 조직 등 천 명이 넘는 참가자가 공공 행정의 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행사의 제목이다. 우리나라에서 관료주의, 관료적이라는 수식어는 늘 부정적 의미로 사용된다. 비효율적이고 경직된 절차, 소극적 대응, 공급자 중심의 고압적인 태도, 고리타분함 등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니 우리나라에서 이 행사를 '창의적 관료주의 페스티벌'이라고 소개한다면 흥행은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창의 행정 페스티벌' 쯤으로 순화해서 번역해야 하지 않을까? 아니, 이 이름이 더 관료적인가?영어권에서 '관료주의 bureaucracy'는 때로 비효율성과 관료적 절차의 복잡함을 ..
2024.09.10 -
정부 디지털 전환 탐구: 싱가포르, 인도, 대만 사례 연구 -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
정부 디지털 전환 탐구 싱가포르, 인도, 대만 사례 연구콘라드 아데나워 재단 아시아 법치 프로그램 Konrad-Adenauer-Stiftung Rule of Law Program Asia, KAS RLPA출처 : Exploring Public Digital Transformation - Case studies from Singapore, India and Taiwan 이 보고서 "공공 디지털 전환 - 싱가포르, 인도 및 대만의 사례 연구"는 세 국가의 디지털화 전략과 성공 사례를 집중 분석한 것으로 2024년 6월에 출판되었다. 디지털 거버넌스의 선두주자인 이들 국가의 경험을 통해 정부가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고 시민 참여를 강화했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주요 내용은 각 국가가 어떻게 기술..
2024.09.10 -
(영상) 2024 산업안전보건의 달 안전보건 세미나 - 색(色)으로 보는 안전
출처 : 안전보건공단 유튜브 https://www.youtube.com/live/nzlaOgXsPqc?si=T1SfucMbS7_9MkcA&t=820 세미나 영상 소개: 색으로 보는 안전, 색채의 힘을 통해 안전을 강화하다2024년 7월 1일, 킨텍스 제2전시장 6C홀에서 열린 "색으로 보는 안전" 세미나는 산업안전보건의 달을 기념하여 안전보건공단이 주최한 특별한 행사였다. 이번 세미나는 '색(色)으로 보는 안전'이라는 주제로, 색채가 작업 현장과 일상에서 안전을 지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깊이 탐구하는 자리였다. 세미나에서는 색채가 단순한 시각적 요소를 넘어,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도구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기조연설 : 색채,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도구 안종..
2024.08.19 -
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육군이다 - 군복에 태극기 달기 캠페인
1945년 8월 15일, 우리 민족은 35년간 이어졌던 일본의 강제 식민 통치에서 벗어나 자유를 되찾았다. 이 감격스러운 날을 기념하며 8월 15일을 광복절로 정해 온 국민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광복 이후 대한민국은 갖은 환란을 겪으면서도 다시 찾은 귀한 자유를 위해 모두 노력해왔다. 그 중에도 군인들의 노고는 국가 수호를 위한 헌신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군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국민들에게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게 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바로 '군복에 태극기 달기' 캠페인이다.'군복에 태극기 달기' 캠페인은 광운대학교 공공소통연구소(LOUD)의 이종혁 교수가 제안한 것으로 국군 장병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태극기를 통해 국민 모두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라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
2024.08.16 -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하면 행동이 바뀐다 - 세균 도장 캠페인, 세이프가드
https://youtu.be/ck0mHRoRFeo?si=mVcJFEw1hN9z3k8_넛지(Nudge)의 힘,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해서 행동을 바꾼다아이들이 아침마다 학교에 들어서며 손바닥에 작은 스탬프를 찍게 된다. “Wash Me”라는 문구와 함께 찍힌 세균 문양은 장난스럽게 생겼지만, 명색이 세균 그림이니만큼 아이들은 꺼림직한 느낌을 가질 것이다. 지우려면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하는데 그사이 자연스럽게 세균이 제거되고, 손 씻는 습관도 형성된다. 필리핀에서는 매년 수십만 명의 어린이가 세균으로 인한 질병에 걸려 목숨을 잃는다. 근본 원인은 손을 제대로 씻지 않는 데 있다. 하지만 아무리 손을 씻으라고 해도,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세균은 위협이 아니다. 여기서 출발한 것이 바로 '세..
2024.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