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디자인·예술이야기(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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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의 교통비를 아끼면 국가재정이 절약될까?
65세 무임승차 축소 논의에서 빠진 계산65세부터 무료로 이용하던 지하철을 앞으로는 70세가 되어야 무료로 탈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서울에서는 도시철도 무임승차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높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관련 추산에 따르면 연령 기준을 높일 경우 지하철 운영기관의 운임수입은 연간 약 572억 원 증가한다. 한편 70세 이상 고령자에게 버스 이용을 지원하는 방안에는 연간 약 525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에 따라 무임수송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검토할 필요는 있다. 평균수명이 늘고 고령자의 건강 상태가 개선된 현실을 반영하자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이 논의에는 중요한 질문이 빠져 있다. 고령자의 교통비 지원을 줄이면 국가와 사회가 부담하는..
2026.10.25 -
(발표자료) 왜 안전표지는 아무도 보지 않을까? - 사람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하는 제조안전 R&D
한 제조기업에 갔을 때였습니다. 현장 입구에 안전표지가 여러 장 붙어 있었습니다. 한쪽에는 ‘작업 시 안전모 착용’, 다른 쪽에는 ‘출입금지’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두 표지가 서로 바뀌어 붙어 있었습니다. 안전모를 써야 할 작업장에는 출입금지가 붙어 있고, 출입하면 안 되는 곳에는 안전모를 쓰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 상태로 몇 년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이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던 것일까요? 아무도 그 표지를 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장 작업자 10명은 모두 외국인 노동자입니다. 사장님은 새로운 안전표지가 나오면 출력해서 붙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업자들은 보지 않습니다. 하청업체인 이 기업에서는 원청 관계자가 방문했을 때 “그래도 안전관리를 하고 있구나”라고 보여주는 역할을..
2026.10.01 -
모두 제 일을 하는데 왜 택시는 오지 않을까
내 택시는 어디에 있었을까페이스북에서 카카오택시를 이용했던 한 승객의 불만을 읽었다. 일반호출이 잡히지 않아 추가요금을 내고 블루를 호출했는데, 3.5km나 떨어진 택시가 배정돼 7분 넘게 기다렸다는 이야기였다.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며칠 전 기차 출발시간이 빠듯한 상태에서 카카오T를 불렀다. 택시는 배차됐지만 어쩐 일인지 도착 예정시간이 계속 늘어났다. 기다리는 동안 내 앞에서는 여러 대의 택시가 다른 승객을 태우고 떠났다. 하지만 이미 배차된 택시가 오고 있어 취소하고 다시 호출하기도 어려웠다. 기차를 놓쳤다. 당시에는 운이 나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글을 읽고 나니 그날의 당황스럽던 장면이 다시 떠올랐다. 택시는 충분히 있었고 기사들도 각자의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에게 필요한 택시는..
2026.09.21 -
사용자경험은 기술이다: 아이폰 듀오가 보여준 다음 경쟁력
아이폰 듀오는 접고 펼치는 행위 자체를 새로운 사용자경험으로 만들었다. 이 경험의 특별함은 인터랙션의 우아함과 움직임의 자연스러움에서 나온다.애플은 A20 Pro에 새로운 디스플레이 엔진을 적용해 안쪽과 바깥쪽 디스플레이를 동시에 구동하고, 두 화면을 오갈 때 매끄러운 경험을 구현했다. 두 디스플레이의 콘텐츠가 끊기지 않고 이어지도록 했고, 힌지와 센서, 디스플레이, 프로세서, 운영체제와 인터페이스가 하나의 경험으로 작동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체를 정밀하게 결합해 사용자가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움직임을 만드는 것. 이것이 사용자 경험 디자인 기술이다.2007년 첫 아이폰의 멀티터치가 등장했을 때도 같았다. 두 손가락을 벌리면 사진이 손의 움직임을 따라 확대됐다. 사람들은 기술 사양보다 손끝과 화면의..
2026.09.11 -
기능이 있는데 왜 문을 못 열까?
좋은 인터페이스는 기억하게 하지 않는다 어머니 댁에 갔는데 건물 출입구 문을 열어주지 않으신다. 집에 계시는데 왜 그러시지? 마침 밖으로 나오는 사람이 있어 들어갈 수 있었다. 이유를 물으니 인터폰 글씨가 잘 안 보인다고 하신다. ‘문열림’ 버튼은 가끔만 쓰니 위치를 외우고 있지 않다. 아무 버튼이나 눌러볼 수도 없다. 안경을 찾아 쓰고 보면 방문자는 꽤 기다린 뒤다.아래 사진처럼 시력이 떨어져서 버튼은 보이지만 그 위의 작은 글씨는 읽히지 않는다. ‘문열림’ 버튼 아래에 노란 표시 하나를 붙였다. 이제 문열림 버튼을 바로 찾으신다.하지만 해결된 것은 문을 여는 한 가지 기능뿐, 인터폰의 사용성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경비실 호출, 통화, 외출, 비상 같은 다른 기능은 여전히 작은 글씨를 읽거나 버..
2026.09.06 -
산업재해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삶을 잃고 있을까? — 사망자 수를 넘어선 통계가 안전디자인에 주는 착안점
사망자 수를 넘어 건강한 삶의 손실을 보는 산업안전정책산업재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말할 때 우리는 대개 사람 수를 센다. 한 해 몇 명이 산업재해를 당했는가, 몇 명이 사망했는가, 사고사망만인율은 지난해보다 낮아졌는가를 본다. 모두 중요한 지표이다. 특히 사람이 일하다 목숨을 잃는 사고를 줄이는 것은 산업안전정책이 가장 우선해야 할 목표이다. 그런데 사망자 수만으로 산업재해가 우리에게서 실제로 무엇을, 얼마나 빼앗아 가는지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까?같은 사망 1명이라도 조기사망으로 잃는 삶의 기간은 다르다. 죽지 않았더라도 신체 일부의 기능을 잃거나 중증 손상으로 남은 삶의 상당 부분을 장애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경우가 있다. 몇 달에 걸쳐 치료와 재활을 받아야 하고, 이전에 하던 일을 더 이상 할 수 ..
2026.09.03 -
디자이너는 같은 사용자의 꿈을 꾸는가?
디자인 분야마다 다른 사용자 조사의 깊이와 범위“사용자 조사가 중요해.”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에서 늘 나오는 말이다. 그런데 브랜드디자이너, 제품디자이너, UX디자이너에게 이 말을 하면 서로 다른 활동을 떠올린다. 브랜드디자이너는 소비자 인터뷰나 설문을 통한 브랜드 인식 조사를 생각한다. 제품디자이너는 제품을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을 관찰하고 사용성을 평가하는 장면을 떠올린다. UX디자이너는 소프트웨어 사용성 테스트와 과업분석을 생각한다. 서비스디자이너는 현장 관찰조사와 섀도잉을 떠올리고, 이용자뿐 아니라 직원, 관리자, 협력기관 관계자까지 조사대상에 포함한다.같은 ‘사용자 조사’라는 말을 쓰지만 실제로는 조사대상과 방법, 도달해야 할 깊이와 살펴야 할 범위가 다르다.디자인 분야마다 무엇을 조사하는가 디자인..
2026.08.03 -
2026 월드컵 중계 기술 TOP3 - 디자인으로 다시 보기
게임인 줄 알았다. 선수 발밑에 숫자가 따라붙고, 순간 속도 게이지가 실시간으로 변하고, 화면 위로 데이터가 떠다녔다. 내가 축구 게임으로 착각했던 그 화면은 월드컵 중계 화면이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이 6월 11일 개막했다. 최근 각 산업에서 AI가 활용된 혁신적 활용예가 소개되고 있는 것처럼, 이번 월드컵 대회 중계에도 새로운 중계방식이 SNS 대화의 중심에 올랐는데, 그중에도 가장 많이 회자되는 세 가지 기술이 있다. 심판 머리에 달린 카메라, 위치 표시 센서가 내장된 스마트 공, 그리고 화면 위에 떠다니는 실시간 데이터다. 소개되는 기술들은 이제까지 없었던 기술이라기보다, 카메라·센서·그래픽·방송 송출 기술의 축적 위에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실시간성과 안정성을 더하며 실현된 케이스라고 할 ..
2026.06.13 -
버려진 사용자들 - 숫자 없는 리모컨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TV 리모컨은 진화 중인가?어머니가 최근 TV를 두 대 사셨다. 삼성전자 대형 최신형 TV의 화면은 크고 얇고 선명했다. 며칠 뒤 다시 뵈었을 때 어머니는 여전히 오래된 작은 TV를 사용하고 계셨다. 리모컨 때문이었다. 리모컨에 숫자 버튼이 없어서 채널을 바꾸려면 화면 속 가상 숫자 패드를 불러와야 했다. 어머니는 채널을 바꾸는 일을 부담스러워하셨다. 다이소에서 숫자 버튼이 있는 리모컨을 사드린 후에야 새 TV를 사용하실 수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또 TV를 사셨다. 이번엔 LG TV였는데 리모컨에 숫자 버튼이 있었다. 어머니는 바로 사용하실 수 있었다.삼성전자 TV 리모컨LG전자 TV 리모컨 숫자 버튼과 함께 사라진 것 처음에는 두 회사가 왜 이렇게 다른 걸까 생각했었다. 확인해 보니 방향은 같았다...
2026.06.11 -
왜 우리는 레고로 서비스디자인을 이야기할까
신기할 만큼 레고를 진지한 업무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많다. 전략 워크숍, 조직혁신, 교육, 서비스디자인 현장에서 레고는 장난감이 아니라 사고를 끌어내는 도구로 쓰인다. 레고는 놀이의 감각을 불러오고, 놀이가 만드는 감정은 사람을 더 창의적인 상태로 옮긴다. 심리학자 바버라 프레드릭슨의 '확장-구축 이론'에 따르면 긍정 정서는 주의와 사고를 넓히는 반면, 불안 같은 부정 정서는 시야를 눈앞의 위협으로 좁힌다. 특히 기쁨은 '놀고 싶은 충동'을 통해 순간의 사고 레퍼토리를 넓힌다. 레고는 업무 도구로도 자리잡고 있다. 이것은 'LEGO SERIOUS PLAY'(하단 설명 참고)의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LEGO SERIOUS PLAY는 1996년 IMD의 요한 루스·바트 빅터와 레고 그룹 오너 켈 키르크 크리..
2026.06.10